본문 바로가기

🍏 가람숲 여행사/└ 한국 기행

자작나무숲에 간 이야기 첫번째 - 박인환 문학관에서

올초에 정례랑 가을 혹은 겨울께에 자작나무숲에 가자고 했었다.
그래서 떠나게 된 인제하고도 원대리에 있다는 자작나무숲 여행
그러나, 이 여행이 고행길이 되리라고는 둘 중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으니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볼까 한다.




강변역에서 첫버스를 타고 인제에 도착했다.
시간에 맞춰 왔다고 생각했으니 이거슨 경기도 오산이었다.
원대리 초입까지 가는 버스도 두시간 이상을 기다려야했던 것이었다.
두어시간을 어디서 보내야하나싶었는데 정례가 버스에서 박인환 문학관의
표지판을 보았다하여 터미널 언니에게 위치를 물었더니 걸어서 금방이란다.




앗싸~ 좋았어! 우리는 생각할 것도 없이 박인환 문학관으로 고고씽 -
이곳이다. 새로 리모델링을 했는지 건물도 깨끗하고 좋구나.
게다가 내가 박인환 시인을 좀 좋아한다.^^




9시에 문을 여는데 8시 40분쯤 온지라 우리는 건물 뒤쪽 벤치에 앉아 정례가 싸가지고
온 유부초밥과 커피를 먹기로 했다. 때는 10월 말이었는데 아침에 꽤나 쌀쌀했다.
일하시는 분들이 한번씩 쳐다보고 가시는지라 민망했지만 아랑곳하지않고 맛있게 
다 먹어 치웠다.ㅋㅋ 그래도 시간이 남아 박인환 문학관 옆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두루 구경했지만 사진은 찍지않아 그냥 넘어갑니다.^^;;







9시 5분 전에 문학관이 문을 열어 우리는 얼른 입장했다. 입장료는 없음.
박인환 시인의 출생지가 인제였구나. 좋아한다면서 그건 몰랐다.^^;;
먼저, 입장하자마자 바로 보이는 곳은 그가 운영했던 서점 마리서사
네, 그렇습니다. 제 블로그의 카테고리에 있는 마리서사
그의 서점인 마리서사에서 따왔던 겁니다.ㅎ_ㅎ




정례의 미러리스는 펜화효과기능이 있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ㅎㅎ





들고있는 책은 활자가 세로로 인쇄된 오래된 책이다.
가을에 맞는 책읽는 모습을 연출해봤다.ㅋㅋ




서재에는 전집류의 책들과 근대소설들이 꽂혀있다.
시간의 더께가 쌓인 책의 냄새가 알알히 박힌다.










사진은 당시 느낌을 살려보고자 지랄디를 이용, 흑백으로 찍어보았다.





박인환시인이 활동했던 그 시절의 명동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클래식한 흑백 영화 마음의 행로
애수의 감독 마빈 트로이 작품이었구나.
예전에 명화극장에서 방영해주었을 때 보았는데 볼만한 영화다.
어릴 때부터, 특히 올드 무비를 좋아해 명화극장에서 방영하면
아버지의 갖은 핍박을 받으면서도 꼭 챙겨보곤 했었다. ;ㅅ;




모딜리아니, 장 콕도 반가운 이름들이다.
그 당시의 예술가들은 어쩜 하나같이 남다른 예술적 가치를 지녔을까.




박인환시인하면 바로 떠올리게하는 그의 대표시 목마와 숙녀
국어시험때문에 외우느라 욕보기도 했지만 이런 멋드러진 시라니!
그러고보면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시인이나 소설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주옥같은 작품들에 다름아니다.










비록 막걸리에 파전과 빈대떡을 먹고는 있지만
저들은 예술을 논하고 시대의 아픔을 노래했을테지.ㅠㅠ













2층에는 박인환 시인의 시를 주제로 학생들이 그린 시화를 전시해놓았다.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 세월이 가면 이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애송되었다.




박인환시인이 술집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시어 하나 하나가 가슴 속을 깊숙이 파고든다.







박인환시인은 핸섬하고 댄디한 신사였다.
그러나, 우수에 가득찬 얼굴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엿보였을까.
그는 이른 나이에 요절한 비운의 시인이기도 하다.




좋아하던 시인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 ;;





그 때 그 시절의 영화 포스터
한글로 쓴 배우들의 이름을 보라. 말론 브란도가 아닌 마론 부란도다.ㅎㅎ
아마 90년도 초까지 영화포스터랄까, 신문지상의 영화광고에는 자잘자잘한
홍보 문구와 배우들 이름이 저런 식으로 들어갔던 것 같은데 아~ 추억이 마구 돋는구나.^^






박인환 문학관을 떠나면서..... 기승전마리서사임.^^
날씨는 스산하고 마음은 황망한데 세월이 가면 오늘도 추억하며 웃을 수 있을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