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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람숲 여행사/└ 세계 기행

동유럽여행 #82(마지막편) - 자그레브에서, 그리고 돌아오다.







 




자그레브에 도착한 때는 저녁 즈음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호스텔로 가고자 트램을 이용하기로했는데 표사는 것 때문에
잠시 허둥지둥댔다. 다행히 버스역에 있던 식당아줌마가 알려줘서 표를 구입한 후 트램을 타고 호스텔이 있는 반젤라치크 광장
내렸다. 현지인에게 물어서 호스텔을 찾아갔는데 위치 하나는 좋더라. 광장에서 정말 가까웠으니. 그러나, 이 호스텔 크로아티아
최악의 숙소에 꼽히는 영광을 안았다. 축하한다.ㅠㅠ 예약 홈피에 올라온 사진과 참 많이 다르더이다. 예약한 호스텔 중 가장
저렴했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인 것인가! 우리는 하룻사이에 최고의 숙소와 최악의 숙소를 동시에 경험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웠던 점은 혼숙을 해야한다는 거였다. 그것도 4인용, 6인용도 아니고 큰 방에 남, 녀를 다 집어넣었더라.
예전에 배낭여행시, 물론 혼숙을 해보긴했어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어야했는데 너무 놀라 사진 생각도
안 났던 모양이다) 게다가 숙소에 있던 남자들도 좀 불쾌한 인상이어서 정현씨와 둘이 엄청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결정을 내렸다.

결국, 예약비를 손해보는 한이 있어도 이 호스텔에서는 잘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리셉션에 있는 얘한테 미안하다고 손흔들고 나왔다.
(얘도 그냥 일하는 얘일뿐일텐데 우리가 하도 이것 저것 묻고 인상쓰고 그래서 난처해하더라. 저렴한 식당 정보도 알려주고 그랬는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이드북을 보며 다른 호스텔을 물색해다녔다. 그렇게 찾은 호스텔, 헌데 여기는 또 유로는 안 받는다고 하네.
아... 뭐야~~ 우리, 쿠나 거의 다 썼는데... 할 수 없이 쿠나를 찾기위해 ATM기를 찾아 다시 길을 나섰다. 주말 밤이라 그런지 ATM기가
버벅대는 말썽도 부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 그찮아도 가뜩이나 피곤해죽겠는데 갖은 고생을 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들때문에 정현씨도 나도 머리에 뚜껑이 확~열리고 특히, 정현씨는 자그레브에 치를 떨었다. 만약에 호스텔이 그럭저럭 무난했다면
호스텔 직원이 알려줬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간단하게 맥주도 한잔씩하면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랬을텐데... 사단은 호스텔때문이다.
그래서 저녁도 대충 맥도날드에서 먹고 자그레브 사진들은 필름이 남아 로모로 찍은 위의 반젤라치크 광장 사진 두장 뿐이다.

쿠나찾고 간단하게 저녁만 해결한 후, 호스텔에 들어왔다. 도미토리가 아닌 2인용으로 정했다. 당연히 돈을 좀 더 많이 지불했지만
하나도 아깝지않았다. 안전과 쾌적함이 여행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나이가 되었으므로 숙소는 너무 싼 것만 찾지않는 걸로!!ㅡ,.ㅡ;;
아, 그런데 우리가 나중에 예약한 이 호스텔, 케이블TV에서 방영했던 '더 로맨틱'이란 프로의 1탄, 크로아티아편 자그레브 숙소로
쓰였더라. 정현씨가 알려줘서 나중에 그 프로그램을 봤는데 기분이 묘하더군. 크로아티아 생각 많이 났다. 특히, 제대로 구경못한
자그레브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휴~ 그렇게 사진에 목매는 나인데 이 때는 짜증은 나지, 정신도 없고, 몸은 맛탱이가 완전 갔기에
사진찍을 생각조차 안 했던 것 같다. 유스호스텔 라운지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오는 건데... 다음날 체크 아웃하면서도 나는 그냥 나왔다.





다음날, 역시나 일찍 일어나 떠날 채비를 했다. 당시에는 어서 자그레브를 떠나고만 싶었다.
이 호스텔도 조식은 없더라. 동유럽 호스텔은 왜 조식을 안 주는지, 돈내고 따로 사먹어야되는지 모르겠다. 썅~
체크 아웃을 하는데 다른 직원 (나이먹은 아저씨)이 있었는데 유로화도 받는다고 하네. 멍미??
아... 어제 그 젊은 새끼 나오라고 해~~~ 똥개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놈이야~~~ >ㅁ<









아, 자그레브는 우리와 인연이 아닌가봐. 어서 떠나는 게 신상에 좋겠다.
그러며 호스텔을 나서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크로아티아를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그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떠날 때 비가 오니 우리로선 다행이었지만 캐리어가 젖는 불상사가...
트램과 공항버스타고 자그레브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시간을 때워도 공항에 있는 게 좋다.
짐을 부치고, 맨뒤 자리를 골라 보딩패스도 받은 후, 공항 내 카페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
여기까지 오니 비로소 보름 남짓한 동유럽 여행을 끝마쳤다는 게 실감이 났다.





크로아티아의 화폐와 동전 kuna
일단 기념샷을 남기고 물론 돈은 비행기타기 전에 공항에서 다 썼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면서 모은 버스표
자그레브공항은 정말 작다. 면세점도 별로도 공항에서 구경은 커녕 할 게 없더라.ㅡㅡ; 
커피마시며 사진찍으며(찍을 것도 없음) 노닥거리다가 공항 한번 둘러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그레브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자그레브에서 러시아까지 가는 비행기 내부
승무원언니들이 불친절한지는 알았지만, 비행기가 출발하는데 기내용 짐을 넣는 객석 윗 칸의
문이 열려진 것을 보고도 닫는 승무원들이 아무도 없어 정말 식겁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적어도 문은 닫아줘야할 거 아녀~ 결국, 그 옆에 앉은 젊은 남자가 엄청 기막힌 표정으로 닫았다.





드디어 크로아티아를 떠나는구나. good-bye!
아파서 힘이 들기도했지만, 좋은 추억만 안고 갈께~~





기내식은 올 때, 갈 때 그리 다르지않구나. 맛있는 기내식을 먹고 싶은 소망이...ㅎㅎ









러시아 도착
해가 지는 시점이라 하늘에 노을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러시아공항에서 역시 유럽여행을 마친 한국인 낭자 한명을 만나 이야기하고 면세점에서
물건 구입한 한국 중년부부를 도와주기도하고 뭐, 그런 자잘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인천행 비행기로 갈아타 자리에 앉다.
이번 여행에는 비행기 안에서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맨앞과 맨뒷쪽 자리에 앉는게 이코노미석에서 그나마 좀 넓게 가는 방법이다.





올때와 달리 돌아갈때는 비행기가 신식이었는데 옆에 탑승한 한국아저씨들이 가관이었다.
비행기에서 자려고 술을 어찌나 드셨는지 얼굴은 벌겋고 술냄새가 풀풀~나서 죽는줄 알았다.
제발~ 한국 아저씨들이여, 한국은 그렇다치고 외국에 나오면 민폐행동은 좀 하지마시라. 정말 쪽팔린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한국에 가는구나...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한다.




맛이 없어도 기내식사진은 찍어줘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피어나기에 -

별탈없이 인천에 무사안착했다. 바라마지않았던 또 하나의 여행이 끝나버렸다.
오래 전에 신문에서 봤던 작은 기사 하나를 읽고 크로아티아여행에 대한 꿈을 꾸었다.
두브로브니크와 플리트비체는 기대 이상으로 우리를 환희에 몸부림치게했고
슬로베니아를 비롯한 다른 도시들도 그래... 좋았다고 말하자.(자그레브는 예외?'_')

한국에 와서 여독과 감기로 아픈 몸을 추스리자 다시 도망가고픈 생각이 들었다.
 내 안식처가 확실히 서울은 아닌 것 같달까.^^; 현실의 검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작금의 상황은 자꾸 다시 나가라고 등떠미는 것만 같다.
한적한 소도시들의 이국적인 거리와 골목, 신록을 거닐면서 느끼던 여유가 그립다. 
아무려나, 오랫동안 이 여행기를 지켜보아주시고, 댓글로 호응해준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하며 길었던 나의 동유럽 여행기는 이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여행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때 저지르는 겁니다. 우리 모두 지릅시다. 여행!!






여행가서 무엇을 했는가.  마음껏 보고, 느끼고, 기타등등...

 

하.지.만 나에겐 그 때 이후로 사진이 가장 중요해!
내 두뇌가 영민하지못하고 용량도 날이 갈수록 작아지는 탓에
여행의 모든 순간을 제대로 기억해주지않으니까.

 

가장 많이 들었던 그 해묵은 이야기,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어"
이 말은 식상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인 것 같아.
그래서, 앞으로도 나의 모든 여행들을 지금처럼 사진으로
남겨둘 생각이야. 사진들이 흘러넘쳐도 괜찮아.
사진을 보면 여행의 순간들이 정확하진않아도 주마등처럼 떠올라.
나에게 여행을 가장 쉽게 펼쳐보게 해주는 것, 바로 사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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