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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람숲 여행사/└ 세계 기행

동유럽여행 #9 - 슬로베니아를 향하여









호엔 짤츠부르크성 안녕, 구시가지여 안녕~~~




 


그리스신화의 조각상들이 보이는 미라벨정원 입구에 당도하다.
이 정원이 관광지로 부상한 이유는 뮤지컬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요 촬영지였기 때문이다.
마리아수녀와 폰트랩대령의 아이들이 커튼천으로 만든 놀이복을 입고 팔랑팔랑 춤추듯
뛰어다니며 그 유명한 도레미송을 불렀던 곳이 바로 이 미라벨정원이다.






처음 미라벨정원을 보았을 때, 그 기분이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좋아해서인지
벅찬 감동을 느꼈었지. 사실 그때는 유럽의 모든 풍경이 그렇게 다가 왔었다.
책에서나 접하던 문화재니 명망있는 건물과 예술적가치가 뛰어난 작품들을
직접 내 두눈으로 본다는 것은 허파와 염통이 있는대로 쫄깃거리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날의 미라벨정원은 그때의 감동이 반의 반만큼도 전해지지 않았다.









날은 추웠고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중국관광객들에 치여 그냥 휙보고 가야했다.
여행지에서 날씨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짤츠부르크에서 톡톡히 절감했다.
그나마 미라벨정원을 돋보이게했던 건 색색깔의 튜울립이었다.






미라벨정원을 뒤로 한채, 총총 걸음으로 짤츠부르크역으로 향한다.






짤츠부르크역에 닿자 우리는 코인락커에 보관했던 캐리어를 꺼낸 후,
5번 터미널에서 슬로베니아 블레드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기차표에 터미널 표시가 없어 꼭 제복을 입은 역무원에게 물어봐야 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열차가 연착할 일 따윈 없을 줄 알았는데 30분을 연착해서 기차를 탔다.
게다가 시간과 목적지가 수시로 뒤바뀌는 바람에 어찌나 헷갈렸던가. +_+






기차를 타고나서 표를 검사하는 역무원 아저씨에게 브레드행기차가
맞냐고 물어봤더니 뒤로 가서 끝에서 2냥짜리 기차를 타야한다고 한다.
배낭여행하면서 브릿패스와 유레일패스를 이용해 기차를 그렇게 많이
타봤어도 같은 기차가 저렇게 나뉘다는 이야기는 또 처음 듣는지라
좌석과 좌석사이의 좁은 통로를 캐리어 끌고 가면서 기차카페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재차 물어보고 맞는 자리인가 싶은 칸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다시 물어봐서 겨우 사진 속의 자리에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다.






표 검사하는 아저씨가 지나가서 또 물어보니 맞다고 하더라.^^;
기차에 타자마자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었고나~
그래도 정현씨 말마따나 아예 처음에 이동하는 게 낫지 싶다.ㅎㅎ






그제야 안심이 되어 이렇게 좌석에 기대 앉아, 부스스한 모습의 인증샷도 찍는다.ㅋㅋ












기차가 달리는 구간의 풍경이 멋지기 그지없다. 피곤해도 존다거나하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
아름다운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는 초록빛 경치가 조금 전의 난리를 잠재우고도 남았다.
어느 뫼인지 산 중턱에 이름모를 성이 우뚝 서 있었다.









울창한 나무들 속에 역시 나무로 지어진 듯한 집들이 일렬로 맞춰 초록빛 풍경 속에 녹아 들었다.









기찻길을 달리는 경쾌한 기차의 움직임과 박자에 맞춰 계속되는
오스트리아 지방의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풍경은 내내 나를 사로 잡았다.
사람사는 건 다 비슷하다고 하지만 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삶을 영위할까.






기차 안에 사람이 드문 드문 앉아있어 건너편 자리에 우리의 캐리어를 세워 두었다.









기차 밖으로 펼쳐진 산을 보라. 만년설이 녹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하얀 눈과 신록이 조화를 이루는 오스트리아 혹은 스위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람 한명 보이지않는 오스트리아 국경 부근의 기차역.
 











오오~~ 날씨도 화창하여 바탕화면에 깔아도 부족함이 없는
경관이 어느 순간, 짠~ 하고 나타나 탄성을 지르며 셔터를 눌렀다.
이 풍경을 끝으로 오스트리아는 우리와 안녕을 고했다.







학교가 파했는지 청소년들로 가득찬 슬로베니아의 기차역.
원래 국경을 지나면 풍경이 달라진다던지, 다른 나라의 역무원이 기차표
검사를 다시 한다던지 그런 면에서 국경을 통과했음을 알아채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차 내에서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두 나라의 차이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어떤 점이냐하면 오스트리아는 안내방송을 한다는 점이고 슬로베니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어와 영어로 간단하게 방송을 하는 오스트리아와 달리 슬로베니아는 아무런 방송을 하지 않았다.
기차 밖으로 펼쳐진 역을 열심히 째려보고 있다가 내릴 때가 되면 얼른 하차해야 한다.
설마 도시를 운행하는 버스도 아니고 국경과 국경을 통과하는 기차에서 방송을 하지 않을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다. ㅡ_ㅡ+
이 때문에 생긴 기막힌 에피소드는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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