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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람숲 책방

book review - 빅 픽처


 


by 더글라스 케네디


밀레니엄에 이어 나의 대출순위 상위권에 있던 '빅 픽처'를 읽었다.
이 소설도 일단 재미가 보장된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마음이 심란하더라.
나는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에게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었다.
벤의 아내의 베스, 뭐 저런 밥맛없는 년이 다 있지? 남편이 돈 잘 벌어주겠다,
착하겠다, 얘들도 말썽 안 피우겠다, 사실 니 인생이 그렇게 된 게 순전히
벤 때문만은 아니잖냐. 모든 걸 다 벤 탓으로 돌리다니! 게다가 뻔뻔하게
옆 집 남자랑  바람까지 핀 주제에 말이다. 벤이 어찌나 불쌍하던지...
이 남자야 당신이 뭐가 아쉬워서 그런 여자랑 살면서 속을 끊이냐.>_<


1부를 읽으면서는 벤이 너무 안돼보여서 궁시렁댔다면 진짜 재미는 2부부터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것,
이건 과연 신의 선물일까, 저주일까. 오랫동안 바라왔지만 그렇게 살 수 없었던 삶이 어쩌다가 우연찮게 굴러 들어왔을 때,
게다가 사람들에게 명성까지 얻게 되었을 때 주인공 벤은 아오~ 씐나!! 라며 덩실덩실 춤을 출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제목 밑에 진정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이야기라는 소제목도 그렇고,
다음의 글귀 또한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꿈꾸지만 가족이라는 덫에 깊이 파묻고 산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져버리지 못한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고 순전히 자신의 탓이라는 글귀를 몇번이고
들여다보게 하는 이유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벤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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